장롱 옷걸이가 옷을 너무 많이 걸어 그런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봉이 무너졌다.
못 박느라 2시간 넘도록 쿵쾅대며
윗층 눈치 봐가면서 못과 씨름했다.
땀을 바가지로 흘러도 이놈의 못은 들어가지 않고
굽어지거나 튕겨나오기 일쑤다.
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우리집 남자들이 그립다.
힘 몇 번 제대로 내려치면 쑥 들어갈 것 같은 못은
나의 힘을 비웃으며 칠려면 얼마든지 쳐보라는 자세다.
지금은 집에 없는 남자들 원망하면서
결국 못 박는 걸 포기하고
더워서 오지 않겠다는 철물점 주인
사정사정해서 데려왔더니
드릴로 드르륵 몇 번하니 끝이다.
이게 뭔가? 고생은 고생대로 했지만
이제 무너질 염려없는 튼튼한 장롱 봉을 보며
그냥 고마워서 2만원 아까워하지 않고
수고비로 드렸다.
운동하면서 땀흘린 셈 치지 뭐~
그러나 뭐든 고생하고 돈 들이니
생고생할 필요없이 바로 돈 들이는 게
삶의 진리라는 걸 또 한번 터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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