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간다는 것을 말 안해도 몸은 알고 있었다.여름내 푸름을 자랑하며 가지가지마다 무겁게 달고 있던 잎들을 이제는 이별하며 떠나보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나무도 알아서뿌리는 수액을 올리는 것을 거부하며 잎잎마다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가 추위를 감싸안으며 겨울 채비를 하듯잎들은 저마다 감지한 이별의 적신호를 붉고 노란 빛으로 물들이며우리들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다.과연 우리들도 이 세상 떠날 때 고통도 아픔도 없이 저렇듯 환하게 내 몸에 빛을 남기고 떠날 수 있는지.가을은 짧고 할 일은 많아서 손에 들고 있는 것조차 감지하지 못하고 허둥대며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하루쯤 마음도 비우고 몸도 비우고 팔랑거리는 나뭇잎되어 그냥 바람에 한번 팔랑거려봤으면 했다. 시월이면 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