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지영이 퇴원 축하겸해서
참치집에서 만났던 우리 삼부회.
설 명절 보내고 난 뒤 나들이겸 맛있는 오리고기도 먹고
신나게 눈썰매 타러 가자고 했더니
장흥 황토참숯가마에 가자는 말이 나와서
얼마나 좋았던지~
은희와 찜질방에 가서
느긋하게 수다 떨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뜨거운 찜질방 싫어하는 신랑들까지
만사천리로 오케이! 하니 이 아니 좋을 수가~
우리 신랑은 과일 준비에
오리고기를 세 마리나 산다고
먼저 나서서 말하고
지영이는 삼겹살에 묵사발,
은희는 밥하고 김치 반찬들...
먹고 또 먹어도 자꾸 먹히는 설명절 음식으로
내 배는 임신 8개월~
샤워할 때 창피하겠다^^
아침 11시까지 숯가마에서 만나자고 약속했지만
다들 시간보다 일찍 갔다.
찜질한 뒤에는 샤워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해서
미리 샤워부터 했다
숯가마 탐색겸해서 저온방으로 들어가
살짝 땀을 내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우리는 아침도 안 먹어서 쪼르륵 소리 나는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가져온 음식을 들고 하우스로 가니
여기 저기서 참숯불에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숯불에 지글지글 구워먹는 오리와 삼겹살의 맛,
그리고 은희가 해온 온갖 것들 넣은 찰밥 죽여줬다~
난 고기 먹으면서도 그 찰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고온, 저온, 미온에 옛날 일본 사람들이 신던
나무게다짝 신고 들어가는 꽃방까지~
일렬로 주욱 있는 숯가마를 들락거리며
신랑들이 수다 떠는 우리보다
더 많이 찜질하는 걸 보고 놀랐다.
이제 자주 와도 되겠다~
호호호~우린 좋아라 했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와
그 친구를 지켜주는 신랑들과 함께 하는 숯가마 나들이.
저녁 여덟 시가 넘어 집에 오면서도
지치지 않고 몸이 날아갈 듯했다.
숯가마 앞의 평상에서
은희가 만든 수정과와 안동식혜
지영이의 묵사발과 과일들로 꺼진 배를 또 채우며
참숯에서 나는 음이온으로
오랜만에 우리 삼부회 식구들의 몸을 호강시킨 하루였다.
황금 같은 설연휴가 순식간에 지나갔지만
올 설은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쌓아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봄이 오면 또 가자 했으니
은희야, 지영아, 그때까지 기다리자니 좀이 쑤실 것 같아
봄아, 빨리 오렴~ 하고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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