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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블루스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0. 3. 15. 13:28

 

 

  


 신세계의 블루스



                                                           권 옥 희


  영등포 시장 앞 금마차 캬바레, 신세계의 어둠이 블루스로 깔린다.

화려한 네온의 블루스 스텝을 밟으며 겨드랑이 아래 중심축을 지구
본 돌리듯 돌고 돌리다 보면 오늘 밤 어디 시루에 앉힌 콩나물 싹이
트듯 그네의 두 다리가 근질거리리라. 그리고 돋으리라 슬픔의 날개,
허무의 깃털, 비비고 돌아가는 몇 박자의 곡조가 어둠과 능숙하게 부
대껴 모두가 박쥐처럼 비행동물로 변형되어 날아다니리라. 야간활동

성으로 사내를 포식하고 사랑을 생산해내리라. 한 세기가 더디도록
불르스만 끼니가 되리라. 집집마다 여자가 있고 여자가 없는 창 노란

불빛들이 울고 웃는 창. 더욱 출구가 보이잖는 동굴, 함께 누울 수 없
는 박제된 몸들만 어둠을 휘젓고 다니리라. 신세계가 환하도록 블루

                              스만 이빨인 양 치솟는 욕정의 테입을 신나게 씹어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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