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것에 대한 명상
권 옥 희
물소리들이 둥근 자갈돌을 돌돌 굴리며 한 세기의 사상으로 흘러간다 산그늘이 여러 번 물속에 잠겼다 떴다 좋은 것은 가볍다는 걸 작은 풀꽃들이 일러 주었으나 몇 번이고 물을 건너 적벽을 오르는 바람은 제 살을 깎지 못했다
잠시, 애기똥풀처럼 세상이 노랗다 배꼽까지 가득 채운 똥 배출구를 찾지 못해 하루에도 몇 번씩 끙끙대며 힘을 주는 동안 무의미한 세상은 한 번 더 물 구비를 돌았다 나비 한 마리도 팔랑이며 날아갔다
또 밥을 먹을 때까지 물 위를 찰박이며 물수제비 보다 앞서가는 욕망 똥이란 이렇게 발광하며 썩나보다 아랫배에 부글부글 분노를 끓여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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