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있어 행복해 / 염창동 작은 시낭송회에서
권 옥 희
염창동 주민센터에서 작은 시낭송회가 열렸다.
가을은 가만히 있어도 영혼이 살찌는 계절인데
작지만 알찬 기획으로 동네 주민들과 함께하는
시낭송행사라 정겹고 따뜻했다.
시인이자 시낭송가인 장기숙선생님이
마음을 다해 기획하고 사회를 보면서
그야말로 남녀노소~ 어린이에서부터
우리 강서 문협의 김종상고문님,
조남선회장님까지 참여하는 알찬 행사였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 게
시낭송행사가 굳이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다.
관객이 많고 적음도 필요없었다.
스탠드에 신문지 한 장 깔고 앉아
저녁시간임에도 옹기종기
모여앉은 주민들의 모습이 따뜻해 보였다.
주민자치센터에 야외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염창동 주민들의 행복인 것 같다.
구름 흘러 좋은 날 / 권옥희
임자 없는 하늘에
누가 새하얀 솜사탕을 만들었나?
젓가락을 꽂아서 휘휘 돌려 본다
그 속에 여의주가 걸린다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너와 마주한
맛있는 점심 한상이다.
저기 찰떡 같은 바다에 얹혀서
쫀쫀하게 가을을 누비는 유람선상에
너와 나를 정물화 한 점으로 걸어두고
하늘이 바다 되고
바다가 하늘 되는 허공으로
우리 옮겨앉았구나
구름을 휘저어 얻은 여의주를 내밀며
이 세상 다하도록 같이 밥 먹고 살자고 했다
네가 웃었다.
나도 웃었다.
구름 흘러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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