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늦가을 비 속에
남아 있던 나뭇잎들이
빨갛고 노란 비명을 지르며
거리를 덮네요.
계단에 빗줄기가 깔아놓은
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한발 한발 올려놓기가
힘겨워지는 건
그 잎들도 한때는
생명이 있었다는 거죠.
꽃 피우고 무르익었던
푸르른 추억이 있었다는 거죠
떠나고 남는 아픔이 절절해지네요.
그래도 빗줄기는 아랑곳없이
적실 건 다 적시고
비울 건 다 비우겠다고 작정한 듯
어둠까지 몰고와
가을을 지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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