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늦가을 비에 젖어서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5. 11. 16. 20:26

 

 

 

시 시작된 늦가을 비 속에

남아 있던 나뭇잎들이

빨갛고 노란 비명을 지르며

거리를 덮네요.

계단에 빗줄기가 깔아놓은

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한발 한발 올려놓기가

힘겨워지는 건

그 잎들도 한때는

생명이 있었다는 거죠.

꽃 피우고 무르익었던

푸르른 추억이 있었다는 거죠

떠나고 남는 아픔이 절절해지네요.

그래도 빗줄기는 아랑곳없이

적실 건 다 적시고

비울 건 다 비우겠다고 작정한 듯

어둠까지 몰고와

가을을 지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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