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라일락 슬픈 꽃향기에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4. 4. 23. 00:00

 

 

가는 봄을 따라서

얼마쯤 지나면 이 절망이 끝날까?

지옥 같은 진도 앞바다

그 깊고 험한 바다에 잠긴 꽃 같은 청춘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바다와 맞섰던 

마지막 봄날은 자꾸 가고

돌아오라, 돌아오라 어디에도 없는 기적을 부르며

날마다 돌아오지 않는 자식을 애타게 부르는 엄마의 울음이

먹먹한 가슴에 돌덩이처럼 얹히는데

어쩌자고 라일락은 가는 사람의 발길을 한번에 붙드는지

어쩔 수 없는 엄마의 본능

한참이나 서서 슬픈 꽃향기에 정신줄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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