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바다에 기적을 묻는다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4. 4. 19. 14:05

 

 

 

 

4년 전 이맘 때 천안함 침몰사고 때도

우리는 봄이 이렇게 절절한 슬픔을 몰고 올 줄 몰랐다.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친구들과 수학여행지인 제주도에서

어떻게 즐거운 추억을 남길까 설렘반 기대반으로

깔깔대며 부풀었을 그 가슴에 부글부글 바닷물은

악마처럼 덮쳤겠지.

한 사람의 실수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휴지조각처럼 날려버린다는 걸 또다시 실감하면서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말 다시금 되새겨본다.

세월호에 탔다는 이유만으로 가엾게 세상을 등진

단원고 학생들과 그밖의 사람들의 명복을 빌며

부디 온국민의 기원이 함께 하여 가라앉은 배 안에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생존자들의 기적 같은 생환이 이뤄지길 손모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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