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대로

2013년 안동향우회 체육대회 - 우리 임동, 우승을 거머쥐다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3. 5. 22. 00:40

 

 

 

 

2013년 재경안동향우회 정기총회및 체육대회  

      -우리 임동 우승을 거머쥐다 

   

 

                                                                                                                                                                                     권 옥 희

 

토요일 오후부터 내리던 비가 밤새 내리고도 모자랐는지

우리 재경안동향우회 체육대회가 열리는 아침까지도 그치질 않는다.

내가 우리 고향 행사에 참석하고부터는 여태 이런 날씨를 가진 적이 없는데...

뭐니뭐니해도 행사 때는 날씨가 맑고 좋아야

모든 게 순조롭고 기분 또한 부푸는 법인데...

비 오는데 체육대회 할 수 있겠어?

남편이 묻지 않아도 걱정되는 마음은

계속 창밖을 내다보게 했다.

 

 

질척거릴 운동장의 모습이 떠올라 비가 계속 오면 뭐~

좋은 사람들끼리 천막 안에서 막걸리 잔치하며 노는 거지

우리 고향 사람들 비가 온들 뭘 못해~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행사가 열리는 경기고등학교에 도착할 무렵엔

거짓말처럼 비가 멎고 해가 난다.

시간이 열 시가 넘었는데도 사람들이 별로 없더니

때가 되니까 16개 안동면민들이

속속들이 모여들어 제법 잔치 분위기가 난다.

지혜도 기발해서 자리 까는 밑에다 비닐을 깔아서

빗물이 안 올라오게 하는 천막도 있고

 

  

직접 우리 안동의 전통 음식인 배추 지짐을 부치는 면,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문어를 박스째 준비한 면도 있었다.

우리 임동은 무려 8년간이나 향우회를 이끌어오신

류필휴 회장님의 이임식과

새로이 향우회를 이끌어가실

이상석 전 고려대 교수님의 취임식이 있는 날

그래서 특별식을 준비했을까?

출장 뷔페가 준비 중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작년에도 출장뷔페였다네~ )

다른 면과 달리 원탁테이블이 놓여 있어 난 본부석인 줄 알았다.

 

  

개회식에 나가 줄을 서는데 우리 임동의 줄이 제일 길다.

더구나 올해는 임동 총동문 체육대회를 성황리에 치른 주관기수였던

51회 동생들이 열댓 명 참석해주어 앞에 죽 서니

다른 면민들보다 훨씬 젊어진 기분이었다.

 내빈들의 축사와 일년 향우회 살림살이에 대한 경과보고가 끝나고

                                       드디어 게임으로 들어간다.

 

 

 

천막 안에서는 삼삼오오 둘러앉아 막걸리 잔을기울이며

한 달 전에 고향에서 만난 회포는 너무 짧았다며

너도나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기에 여념이 없었다.

빗방울 머금은 경기고등학교 운동장의 나무들은 싱그럽기 그지없고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그 동안 키워낸 인재가 얼마나 되랴.

우리 안동의 인재들도 이 학교를 거쳐간 사람이 분명히 있었을 터~

강남 개발 붐을 타고 70년대 이곳으로 옮겨온

명문고의 운동장 크기에 놀랐다.

금싸라기 땅 강남 한복판에 보통 학교 두 배나 되는 넓이의 운동장을

가질 수 있다는건 학생들의 행복이기도 할 거다.

 

 

 

아깝게 제기차기 에서는 탈락을 했지만

대신 굴렁쇠 굴리기에서는 우승했다.

우리 신임회장님, 옛날에는 제기차기 백 번도 넘게 했다며

내년엔 제기차기 선수로 당신이 나가겠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제기 차는 연습을 해보시는데

연세는 드셨어도 마음은 아직 동심에 계시는 듯 해 내 마음도 흐뭇했다.

굴렁쇠 굴리기에서 우리 기중이 어찌나 잘 굴리는지

바쁜 탓에 오랜만에 얼굴 보이면서 완전히 한 인물했다.

 

 

 

그리고 풍선 터뜨리기에서는 준우승~

와우! 우리 임동면 종합우승!!

상탁이를 비롯해서 옥자, 그리고 다른 동생들

몸매도 날렵하게 어찌 그리 잘 달리는지

다른 면 사람들 임동은 단합도 잘되고 뭐든지 어찌 저리

잘하냐고 또다시 혀를 내두른다.

 

 

 

고향이 수몰되지 않았더라도 우리가 이렇듯

애향심을 가지고 매사에 적극적일까?

잃어버린 고향, 물 속에 묻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우리는 뭘해도 한풀이가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하다.

떠나는 회장님, 새로운 회장님을 보내고 맞으면서

우리는 우승으로 체육대회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타면 보다 젊은 후배들이 많이 참여하는 우리 임동은

이렇듯 단합이 잘되고 뭐든지 열심이니

가끔은 별나단 소릴 듣기도 하지만

그건 모두들 부러워서 보내는 선의의 질타?~~~

 

  

류회장님, 오랫동안 우리 임동향우회 잘 이끌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언제나 자애로운 미소로 후배들을 보듬어 주시며

저희들 곁에 계셨고, 물심 양면으로 향우회

발전을 위해 애쓰신 모습 우린 잊지못할 겁니다.

재경안동향우회 수석 부회장님으로 등극하셨지만

회장님은 임동분이시니 변함없이 저희들과

함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고향분들과 함께한 2013년 춘계 어울마당은

이렇듯 여운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늘 그렇지만 함께하는 시간은 너무나 짧기만 하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우린 또 일선에서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선, 후배님들 건강하십시요~ 그래야

우리 임동 출향인들의 만남은 계속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벌써 또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