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대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 그들에게도 봄날이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3. 3. 8. 23:31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참 멋진 제목입니다.

시각장애를 가진 재벌집 딸 오 영과

76억의 돈이 있어야 죽음을 면할 수 있는 남자 오 수.

동명이인인 오빠의 이름을 빌려 대신 오빠노릇을 하며

지금 사랑에 빠지는 중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돈을 빼내야겠지만 남의 돈을 뺏기가 쉽지만은 아닐 터

그 동안 장애인이라는 이름으로 복지관과 집 밖에 몰랐던 영이에게

스키장 정상까지 올라가 바람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눈꽃이 가득 핀 산 정상의 만 개가 넘는 방울소리~

너를 위해 오빠가 방울을 달았어~

사실 그건 바람소리였지만 영이의 귀에는 방울소리로 들렸을 겁니다.

얼마남지 않은 생을 알고 있기에 영이의 삶은 온통 오빠에게 가 있습니다.

그것이 설사 거짓이라 해도 사실로 믿고 싶기도 합니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이미 너무 멀리 와버린 오 수~

영이가 이 세상을 떠나면 자신에게도 절망이 올 거라는 걸 이미 예감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모르겠지만 눈 덮힌 설산에서의 아름다운 풍경과

송혜교, 조인성 두 배우의 멋진 호흡과 애뜻한 마음을 담은 포옹 장면이 너무 멋있어

나도 모르게 휴대폰 화면의 캡쳐 버튼을 눌렀습니다.

우리의 그 겨울에도 바람이 많이 불었지요.

이제는 봄입니다.

햇살 따스한 벤치에서 그냥 멍하니 해바라기만 해도 기분 좋은 날입니다.

수와 영이, 그들에게도 눈을 뜨고 마음이 열려 남매가 아닌 이성으로서

서로를 제대로 바라보는 봄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