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0일 봄날의 일기
-삼부회 만나다
미세먼지 약간 시야를 가리지만
우리 눈 속에 잡힌 꽃들은 그야말로 환상의 세계
여기가 천국은 아닐까 싶게 은희네 동네,
홍제동의 안산은 연분홍 꽃물결로 출렁거렸다.
사람은 밥만 먹고 살 수 없지.
꽃들이 다 질까봐 종착역에 남긴 것처럼
이 봄이 나를 두고 순식간에 가버릴까봐
조바심 나는 중에 우리 은희가 누군가~
안산으로 화전놀이 가잔 말에 쾌재를 불렀다.
안산 초입은 꽃 반 사람 반
서울 도심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게얼마나 큰 복인지
가까이 사는 사람은 몰라도 가끔 와 본 사람은 안다.
질리도록 눈에 잡히는 벚꽃 터널 속에
개나리며 진달래며 복사꽃이며
거기다 덤으로 하얀 조팝꽃까지
꽃대궐을 이룬 봄의 환상은
가슴을 울렁이게 하며 우리의 우정을
한울타리로 단단하게 묶었다.
산을 내려온 뒤 연례행사처럼 참새방앗간에 들러
시원한 생맥주 한잔씩 하고
지금은 은희네 집에서 고스톱판이 벌어졌다.
이 바쁜 세상에 친구 부부 쌍쌍이서
이렇게 여유있게 노는 일이 가능하다는 데서
마음이 더욱 따뜻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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