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15년 신춘 모임을
윷놀이겸해서 모인 우리 친구들.
맛있는 삼겸살 구이 파티는 시작되고
밥솥에 밥 타는 줄도 모른 채
햇살에 간간 묻어오는 봄기운을 느끼며
하하호호 웃음도 피워가며
재영이네 일터인 너른 마당은
우리들의 봄바라기가 한창이다.
드럼통에 올려진 삼겹살이 노릇노릇 익어가고
마당 뒤편 텃밭에서 기른 배추로 담궈서
2년이나 묵었다는 재영이네 아삭하고
유산균 풍부한 김치가 입맛을 자극했다.
그리고 오늘 우리의 먹거리로 준비된
닭발무침, 노가리무침, 시래기뼈해장국
누구의 솜씨인지 너무너무 맛있다.
택상이가 가져온 양주에
막걸리와 소주는 맥을 못추고
우리 역장님 상걸이가
귀한 술 한잔씩 따라줘야지만 마실 수 있다.
뒤늦게 교회일 마치고
일 년에 한 번 이때에나 얼굴 볼 수 있는
필원이가 짜잔~ 하고 나타나고
멀리 천안에서 용번이도
노란샤쓰의 사나이가 되어 나타났다.
오늘 우리 모임도 잊어버리고
산에 간다고 전철 탔다던
철현이도 거짓말처럼 나타났다.
봄볕도 노골노골~
한잔 술에 취하고 친구의 우정에 취한
우리 얼굴도 노골노골~
이 우정과 사랑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잔끼리 부딪는 소리에 담아두고
이제 곧 본격적인 윷놀이가 시작될 참이다.
이긴 팀에 선물이 있다니 죽자사자 해봐야지~
도찐 개찐이 아니라 도긴 개긴이 표준말이라는 걸
알려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드디어 윷놀이가 시작됐다.
21명이 모였으니 A팀과 B팀 모두 열판~
첫판 탁준이와 상민이의 윷놀이는
싱거운 탁준이의 진짜 싱거운 승을 시작으로
B팀인 우리가 약간 불안한 스타트였다.
둘째판 위남이와 철현이의 판은
계속해서 나오는 철현이의
완전 개판이어서 또 불안했다.
위남이는 모에 윷에 난리판인데
철현인 제일 많이 나온 게
걸이였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런데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왠걸~ 개판으로도 이기는 이변이 일어났다.
그 여세를 몰아 종열이, 명화, 상걸이 내리 이겼다.
그리고 항렬이 증손주뻘인 택상이와 나
"너 할머니 이기면 알아서 해~"
하고 으름장 놓고 시작했는데
아이고 세상에~
왜 이리 윷이 잘 던져지는지
지영이는 서너 번 던지고 졌는데
난 순식간에 택상이를 이겨버렸다.
와이리 좋노~
그리고 용번이도 이기고 완전 B팀의 대세이다.
이젠 A팀이 남은 우리 팀원 다 이겨도 무승부다.
죽여라~ 살려라~ 업어~ 임신해~
천당가~ 등등
윷놀이도 과열되니 경찰 불러야 할 정도다.
참 신나는 윷놀이 아직도 계속되고
중기와 재학이가 내리 이긴
A팀 끝까지 선전해서 무승부되면 좋겠지만
첫판은 우리가 이기고
두번째판은 또 우리가 완패였다.
첫판에 너무 힘을 써서 그런가
너도 나도 맥없이 무너졌다.
마지막 동혁회장과 오성총무 똘똘말이 윷도 놀고
친구들의 몫까지 벌칙금 다 내야 한다는데
누가 이기던 우리는 좋고~
상민이는 해결 안되면 또 경찰 부른단다.
새봄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느끼는 3월
함께 봄을 안을 수 있는 친구는 역시 좋다.
그것도 고향 친구는 은근히 기대도 좋을만큼 좋다.
나이 먹어 귀가 열릴 나이가 되어도
너 나 이름 불러가며 맛있는 것 먹고
흉허물 없이 마음을 나눌 수 있어 좋다.
친구야, 노올자~
우린 오늘 봄바라기 하며 그렇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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