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에 윤아가 소리쳤다
앗! 선생님 흰머리가~
어디, 어디? 얼른 뽑아줘.
가지고 다니는 족집게를 손에 쥐어줬더니 속시원하게 뽑아낸다.
한 일센티나 될까?
사실 화장하면서 눈에 띈 것이었다.
하필이면 가르마 탄 곳에 반짝하고 빛나는 것은 있는데
족집게로 아무리 뽑으려고 눈을 치뜨고 애를 써도
검은머리 속으로 숨어버려서 포기했었다.
그런데 기어이 윤아에게 들켜 한순간에 뽑혀나갔다.
아직 한번도 염색 안한 채 버텨낸 내 머리카락이 장하긴 한데
그 속을 뒤집으면 미나리꽝 새싹나듯 온통 하얀밭이다.
혹여 바람에 날려 흰머리가 빠져나오면 그것보다 보기 싫은 게 없는데~
조만간 봄맞이로 나도 이참에 염색을 한 번 해볼까나.
그것도 노랑머리로...
내가 좋아하는 빅뱅의 대성이는 아직 새파랗게 젊은데도
벌써 백발이 되었구만. 그래도 멋져~
나도 나이가 더 들어서 늙으면 아예 하얀머리로 살아야겠다 마음 먹어본다.
우리 윤아 때문에 바람 불어 날리는 머리카락 한 번 더 쓸어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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