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에게 길을 묻다
이성선
산 밑 아래 길에서
염소에게 길을 물었다.
오두막에 사람없고
염소가 구름을 향해 울며
길을 가르킨다.
여기에 너를 내려 놓고 가면
길은 어디로 가던
점등산이다.
산, 구름 , 꽃
이 성 선
밤에 마당에 나가보니
울타리 바로 너머
설악산 지붕과 지붕 위에
산 구름 꽃이 가득 피었다.
바람은 깨어 있는지
잠들었는지
산의 깊은 부분을 드러낼 듯
꽃잎이 하늘로 몸 풀며 일어난다.
피는 꽃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무음의 산,
무명의 산.
진흙 누더기 벗어버린
벌레들이
청산 잎사귀에서 일제히 일어나
하얗게 나비 날개 달고
하늘 가득
산 가득
우주 가득 날아간다.
별 밭으로 문득 산이 음악인 밤이다.
'처음처럼 마음으로 오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 숲속을 가며 / 오세영 (0) | 2011.11.13 |
---|---|
[스크랩] 지는 건 슬프다 (0) | 2011.10.27 |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의 은사시 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 이정하 (0) | 2011.07.23 |
그냥 그대로 / 원연숙 (0) | 2011.07.22 |
비망록 / 김경미 (0) | 2011.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