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마음으로 오는 시

눈은 마당에 깃드는 꿈 / 황인숙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1. 3. 30. 13:14

 

 

         눈은 마당에 깃드는 꿈

 

                                                   황 인 숙

  

눈이 온다

먼 북국 하늘로부터

잠든 마당을 다독이면서

 

단풍나무 꼭대기에서 갸우뚤거리던 눈송이가

살풋이 내려앉는다

살풋살풋 둥그렇게

마당이 부푼다

둥그렇게, 둥그렇게

 

눈은 마당에 깃드는 꿈

마당은 커다란 새가 됐다

그리고 단풍나무 꼭대기에서

작은 새가 내려앉는다

 

저 죽지에

뺨을 대고 싶다

하지만 어떻게 그의 잠을 깨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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