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글

다시 꿈꾸는 세상으로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1. 1. 30. 23:44

 

 

 

 

 

 

 

 


다시 꿈꾸는 세상으로 



                                                            권 옥 희 



여기까지 왔습니다.
비에 젖어 헤죽 웃는 풀꽃처럼
하루하루가 버릴 게 없는 삶
좋은 사람들과 발맞추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대로 잘 살았지만
너무 숨 가쁘게 달려온 길에
놓쳐버린 게 너무 많습니다

아까웠지만 그냥 지나쳐버린 꿈
걷다가 걷다가 아무데나 앉으면 
함께 앉아 웃고 있는 풀꽃 같은 꿈
이제 다시 꿈꾸는 아이처럼
쉬엄쉬엄 그 길을 찾아가렵니다.

너 안에 나를 담고
내 안에 너를 담아
죽어도 좋은 이로 기억되게끔
마음 베풀며 느릿느릿 가렵니다.

하루, 아니 일 년, 그도 아닌 평생
아내로 엄마로 여자로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살았으니
내 곁에 스쳐가는 사람들마저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이라 여기며
누에고치 잠 속인 것처럼 편안하게
세상 속으로 들어가렵니다.

 



'새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것에 대한 애착  (0) 2011.01.31
홍어를 씹으며  (0) 2011.01.30
그리움 밑을 서성이며  (0) 2011.01.30
희망에게 묻고 싶다  (0) 2011.01.27
눈사람  (0) 2011.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