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로 가는 길
-정혜정-
가는 길 쉼 없어도 가깝지만은 않다
한자리 오래도록 철썩이고만 있는
네게로 가는 길 죄다 마음 안에 놓여 있다.
등굽은 허리춤에 마른 바람 숨어 울고
가는 길 온통 빗길 어깨도 삐끗하고
끝없이 펼쳐진 능선은 구비구비 흔들린다.
풍랑이 지키고 선 바다는 외롭지 않다
모여서 그림이 되는 모여서 섬이 되는
파닥여 꿈틀대는 넋
촘촘 키우며 간다.
꺼지지 않은 불씨 하나 끌어서 보듬는다
타다 남은 가슴밭에 한 획을 내리 긋고
이르러 화산이 되는 곳 거기에 내가 있다.
-199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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