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옥희
양수리 물길을 바라본다
길을 묻으며
이른 아침, 허연 숨을 토해내는
강물에 갇혀본다
슬픔 가득한 내 안을 가리는
하얀 장막같아
나는 표정을 읽히지 않았다
사랑을 잃는 것은
유턴되지 않은 길을 가는 것
버티고 지키기에 너무 벅찬 게 너였음을
카페 '고향언덕' 앞마당에
가슴 쪼그라지도록 꽃이름을 닦아대는
꽃사과를 보며
나도 내 영혼의 불길에
찬서리를 듬뿍듬뿍 끼얹었다
비로소 내 안의 숨길이 트였다
혼자서도 살 것 같다.
출처 : 코스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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