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

[스크랩] 빈 병 -권옥희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09. 9. 28. 13:58

권옥희

 

양수리 물길을 바라본다

길을 묻으며

이른 아침, 허연 숨을 토해내는

강물에 갇혀본다

 

슬픔 가득한 내 안을 가리는

하얀 장막같아

나는 표정을 읽히지 않았다

 

사랑을 잃는 것은

유턴되지 않은 길을 가는 것

버티고 지키기에 너무 벅찬 게 너였음을

 

카페 '고향언덕' 앞마당에

가슴 쪼그라지도록 꽃이름을 닦아대는

꽃사과를 보며

나도 내 영혼의 불길에

찬서리를 듬뿍듬뿍 끼얹었다

 

비로소 내 안의 숨길이 트였다

혼자서도 살 것 같다.

 

출처 : 코스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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