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아버지를 그리며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7. 12. 3. 16:22

 

 

 

 

 

 

 

 

 

 

 

 

 

 

 

 

 

 

 

 

아버지가 떠났다/권옥희

                                                    

청송, 아버지 나라에

별이 떴다

아버지 가슴에 커다란 혹 하나

오래 묵은 슬픔 하나 떴다

 

캄캄한 혹의 창

너무 멀어 속속들이 보지 못한 별의 창

나보다 작아진 아버지

그리움이 되어간다

 

식구들 다 버리고

살 길이 그 길밖에 없어서 아팠던 가슴

찬밥 같은 외로움을 눈물에 말아놓고

도려낼 수 없는 후회 한 덩이 끌어안은 채

죄인처럼 살던 아버지

 

밥 냄새 끊긴 혼자만의 집에서

아득한 이별을 부르는

아버지 가슴에 별이 진다

아버지가 아프다

 

...... ......

 

아버지 청춘처럼 푸르른 날

아버지가 떠났다

별 하나 끌어안고 하늘이 되셨다.

 

♡♡♡♡♡♡♡♡♡♡♡♡

 

 

어느덧 아버지 세 번째 기일이네.

못난 딸 티내느라 깜빡 잊고 있다가 한낮이 되어서야 알았네.

이걸 어쩌노~

 

하필 월요일이라 2시부터 시작해서 수업 팀도 제일 많고

제일 늦게 끝나네.

더구나 추석 연휴로 두 주 연속 쉬었으니 또 쉬자고 할 수도 없고

동생이랑 올케 둘이서

제사 음식 장만하느라

고생할 게 훤히 보였다.

다행이 우리 효녀 오선이가

월차 내서 도와주었다.

기특한 거~

 

미웠어도 혼자 외롭게 살았던

아버지 생각하며 제사상에

좋아하시던 커피도 한잔

타드리고, 잔도 올려드렸다.

새 집에서 흐뭇하게

맛나게 드시고 가셨는지

뭐든지 맛있다.

안방이 아닌 주방에서

제부가 썰어주는 고기에

김치 쌈싸먹으며

음복주 한잔 먹는 맛이

너무나 맛있다.

 

우리 아버지 많이 그립다.

사랑한다면 20년 가까이

자리에 누워 고생하시는 엄마

좋은 곳에 자리 마련해놓고

얼른 모시고 가라고

속으로 울먹이며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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