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슈퍼문이 뜬 밤에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5. 9. 29. 22:04

 

   

 

 

 

자정이 다 된 시간에

든든한 아들 둘을 개선장군처럼 앞세우고

심야영화를 보았다.

 

혹시나 졸음이 밀려올까봐

커피도 진하게 마시고

남들 꿈나라로 갈 시간에

영화구경이라니~

낮에는 표가 없어 못가고

그냥 명절 넘기기 뭣하다고

아들이 제안하여

그 효심에 엄마아빠 마음이 녹아들었다.

 

밤 깊은 시간에도 관객은 꽉차서 그나마도 맨앞줄~

개봉한지 꽤 오래 되었는데도

천 만 관객을 넘긴 '베테랑' 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누가 보는 사람도 없으니

답답한 신발도 벗고 편안한 자세로

두 시간여를 눈 부릅뜨고

스크린 속으로 빠져들었다.

 

황정민과 오달수의 형사 연기에

뒤로 넘어가도록 웃었다가

가진 자의 횡포에 화가 났다가

없는 자의 서러움에 숨이 저리다가

영화가 끝나고 남는 건

황정민의 한마디

죄는 짓고 살지 말아야지~

 

잘생긴 재벌2세 유아인이 비웃던 세계

절대강자의 횡포가 몰락해가듯

언제나 정의가 이긴다는 법칙은

슈퍼문이 뜬 올 추석 보름달이 부끄럽지 않게

어두운 세계의 막힌 가슴을

뻥 뚫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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