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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7일 에어로빅 봄나들이 - 오늘만 같아라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5. 4. 20. 23:54

  

2015년 4월 17일

날마다 오늘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우리들의 날인 걸 어떻게 알았는지

햇살 눈부시고

바람 따스하고

봄나들이 하기 딱 좋은 날~

 

무엇이 그리 바뻐

꽃놀이도 못 가보고

전날 내린 봄비에

꽃눈이 수북이 쌓이는 길을

차마 그 꽃잎 밟을까봐

까치발로 걸었는데

봄나들이 가는 마음 들뜨게 하려고

비에 씻기고 꽃 지고 나온 연두빛 잎싹들이

눈을 싱그럽게 한다.

 

우리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

어디 꽃 뿐이랴.

집을 떠난 길에 보이는 무엇이든

마음 설레게 한다.

1년 중에 산이 가장 아름다운 때

산벚꽃들이 초록 사이에서

하얗게 물감을 풀어놓은 봄길을

버스 한 대 가득 형님과 친구, 동생들을 태우고 달려간 곳은

잣으로 유명한 가평 유명산 초입의 산골농원~

 

뒷산을 오르며 따먹은 개두릅의 상큼한 맛이며

어렸을 때 따 먹은 진달래꽃잎을 추억하며

몇잎 따먹었을 때의

그 달달하면서도 쌉싸름한 맛~

모두 잊지못할 그리움이었다.

그리고 폐부 깊숙이 들어오는 공기의 맛은

자꾸 가슴을 크게 열라고 주문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상큼한 공기 마시며

배불리 먹고 즐긴 하루였다.

 

무엇보다 못 잊을 것은

난생처음 버스로 앞을 가려놓고

도로가에서 볼일을 봤다는 것.

남자 운전자였으면 어림도 없었을 것을

여자의 마음은 여자가 안다고

가려 줄 테니 급한 사람은 얼른 볼일 보라는데

참고 있다가 너도나도 내려가서

풀밭에 볼일을 봤다.

여기저기 점처럼 버려진 휴지조각이 볼상 사나웠는데

오늘 내린 비에 풀어져

우린 모두 완전범죄를 이뤘다.

 

늘 되풀이 되는 같은 일상을 내려놓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 에어로빅 동지들

서로를 위하는 참 아름다운 마음

아름다운 웃음을

마음껏 발산하고 왔다.

선생님이 우리 에어로빅팀은

정이 많다고 하셨다.

정은 곧 사랑이다.

그 사랑으로 매일이 오늘처럼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가득해지기를

그래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 이 정을 나눠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