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버려진 것을 위하여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3. 7. 2. 23:57

 

 

 

 

여기도 책, 저기도 책

책에 묻혀 살 수 없어

오래도록 끌어안고 있던 자식 같은 책들을

눈물을 머금고 고물상으로 보냈다.

책 속에 들어 있던 그 많은 사연과 추억들이

언젠간 나를 찾아와 괜히 버렸다고

후회하게 되겠지만

단행본과 시집들만으로 채운 깔끔해진 책꽂이를 보니

보기만 해도 배불러서

절대로 버릴 수 없다고 버텼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새 책을 받았을 때의 설레임~

그 안에 든 까만 활자 속에 작가의 감정까지

엿듣고 캐내면서 20년을 함께했던 분신들을

보내고 나서 그런가

마음 한쪽이 휑하면서

바람 한줄기 지나간 듯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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