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점봉산 곰배령 가는 길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1. 8. 6. 19:39

곰배령은 역시 좋았다

 

 

서로 함께여서 기분 좋은 사람들 .

그들은 고향에서 함께 나고 자란 깨복쟁이 친구였다.

그리고 수십 년을 따로 또 같이 한몸으로 살아온 낭군님들이었다.

네 쌍의 부부가 휴가를 맞아서 떠난 이번 여름여행은

역시 좋았다고, 올라본 사람만이 그 느낌을 알 수 있는

말은 그냥 군더더기일 뿐인 곰배령이었다.

 

천상화원인 곰배령 정상은

우리가 감히 꿈도 꿔보지 못한 하늘이 가꾼 꽃밭

자연이 그려내는 무상의 캔버스였다.

온갖 풀벌레와 푸르른 것들이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그 낙원에

내가 디딘 발자국이 혹여

그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는지 염려스러울 만큼

곰배령이 내게 준 보물들은

아무도 꺼내보지 못할 내 가슴 밑바닥에

꽁꽁 숨겨져 있다.

 

용문사에서 곰배령,

그리고 주문진항에서 팔례약수터까지의 2박3일의 여정은

너와 내가 걸어온 곳이 아니라

함께 마음 맞춰 흘러갔다 온 곳이었다. 

아직도 눈에 선한 곰배령의 푸름, 시원한 물줄기

비 퍼붓는 곰배령 끝집 펜션 처마밑에 앉아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빗소리로 시를 짓던 우리의 모습이 눈에 아롱거린다.

 

 

 

 

 

 

 

 

 

 

 

 

 

 

 

 

 

 

 

 

 

 

 

 

 

 

 

 

 

 

 

 

 

 

 

 

 

 

 

 

 

 

 

 

자연적으로 흐르는 줄 알았던 또랑물이 위에 가 보니까 펌프로 끌어올린 물을 흘랴보내고 있더라구요

여보, 그리로 가니까 시원하지?

 

 

 

지영아, 이 다리 건나면 우리 어디로 가게 될까?

 

자기 얼굴 크게 나올까봐 항상 신랑 뒤로 숨는다

우리는 모두 흘러서 어디로 갈까

여름이 행복한 풀도 푸름의 절정이다

 

지영아, 우리도 이 나무처럼 긍정의 힘을 믿자

 

재근씨, 재숙씨 부부는 따로 또 하나

아, 우리 엄마도 이처럼 벌떡 일어날 수 있다면

회춘한 천 년 나무의 힘이 이처럼 푸르고 싱싱하다.

 

 

 

 


01, 나타샤의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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