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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건 슬프다
권 옥 희
지는 건 슬프다 하늘로 가는 꿈 굳은 살 박힌 해가 낯설다 떠나간 사람들의 삭히지 못한 각혈이 흥건한 하늘, 수많은 살점들을 뜯어내고 또 하나의 발자국이 서쪽으로 난다 그리움 적셔 흐르는 풀뿌리 밑으로 웃고 있어도 울고 있는 가슴 한 세상 다 했다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그리운 이는 가벼운 깃털처럼 하늘로 가고 세상을 한번 뒤집을 짧은 순간 남아 있어 더 슬픈 사람들은 살아서 하늘로 가는 길이 막혔다 짧은 봄날 해를 등진 수많은 어깨들이 돋지 않는 날개를 펄럭이며 밤마다 목을 맨다 하얀 목련이 서럽게 지고 있다.
그리운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