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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건 슬프다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1. 4. 5. 12:11

 




 

지는 건 슬프다 



                                                             권 옥 희




지는 건 슬프다
하늘로 가는 꿈
굳은 살 박힌 해가 낯설다

떠나간 사람들의
삭히지 못한 각혈이 흥건한 하늘,
수많은 살점들을 뜯어내고
또 하나의 발자국이 서쪽으로 난다

그리움 적셔 흐르는 풀뿌리 밑으로
웃고 있어도 울고 있는 가슴
한 세상 다 했다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그리운 이는
가벼운 깃털처럼 하늘로 가고

세상을 한번 뒤집을 짧은 순간
남아 있어 더 슬픈 사람들은
살아서 하늘로 가는 길이 막혔다

짧은 봄날
해를 등진 수많은 어깨들이
돋지 않는 날개를 펄럭이며
밤마다 목을 맨다

하얀 목련이 서럽게 지고 있다.

 

 

그리운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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