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토끼풀꽃 팔찌 -
- / 권오범
-
백마강둑 베고 누워있는
미류나무 그늘 깔고 앉아
무릎에 너의 섬섬옥수 올려놓고
손목 묶느라 가슴 회오리쳤던 기억
세월이 강물처럼 천리만리 흘렀건만
하얀 동그라미 꽃송이 두개가
아직도 풀리지 않고
마음 곳간에 똬리를 틀고 있었을 줄이야
추억이란 이다지 질긴 끈이라서
여간해선 삭지도 않는다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옭매지 말고 그냥 묶는 시늉만 할 걸
뒤란 석가산 발치에 쪼그려 앉아
헛소문 자자했던 네 이파리 찾다보니
세월 저편에 오롯하게 묶여 있는
에부수수한 약속

출처 : 내 안의 섬
글쓴이 : 섬하나 원글보기
메모 :
'처음처럼 마음으로 오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에는 꽃이 피고 / 송주성 (0) | 2010.08.28 |
---|---|
[스크랩] 어머니 -김후란- (0) | 2010.08.23 |
[스크랩] 가끔은 / 서정윤 (0) | 2010.08.19 |
[스크랩] 풀꽃 / 나태주 (0) | 2010.08.10 |
배고픔은 그리움이거나 슬픔이다 / 윤지영 (0) | 2010.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