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
밥이 먹고 싶은데,
허기가 져 걸을 기운도 없는데
헛배가 불러 숨이 차다
내 안에 숨은 귀신, 누구인가?
순간의 감정을 살려야 하는데
게으름이 먼저 앞서가
꽃도 바람도 다 놓쳤다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집 앞 공원에
어느 날 벚꽃 환하게 핀 줄도 모르고
흔들리는 골목 모퉁이집
얕은 담장 위에
앵두 빨갛게 익는 줄도 몰랐다
내 안의 귀신이여,
날 놓아다오
간절한 마음 끝에
절절히 쏟아내는
이 몹쓸 짓의 사랑 놀음
그래도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