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
권 옥 희
천지를 태울듯 가을산은 뒤늦게 인생이 꽃피었다 아니, 깊은 슬픔 완벽한 위장이다
꽃피는 인생을 놓아버리고 일찍 혼자 된 친구는 천지간에 외톨이라고 했다 천지간에 눈물이라고 했다
이 세상 슬픔 아닌 것 있을까 저 물 위에 수북히 쌓인 낙엽도 눈물이고 벼랑처럼 절박한 골마다 붉은 단풍잎 제 가슴 후벼파는 것도 눈물이다
내가 이곳까지 무거운 가슴을 안고 와 명치 끝을 단단히 누르고 있는 것도 슬픔이고 내 눈에 지워지지 않는 너의 분노도 슬픔이고
끝내 돌아오지 않을 발자국을 거두며 떠도는 고요도 오늘은 깊은 슬픔이다 환장할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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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임동초등46회(임동중22회)
글쓴이 : 길동무-권옥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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