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감자탕을 먹었다.
예전에는 즐겨 먹었건만
식구들 다 모여 먹는 일이
여름날 소나기 내리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될만큼
다들 바쁘다.
무엇을 향해 이렇듯 우리는
숨가쁘게 살아가는지
하루가 눈깜빡할 새라고
표현하면 맞는 말일 거다.
그렇게 소주 한잔 곁들여
맛있게 잘 먹었는데
하필이면 날 잡았다고
연례행사처럼 장아찌 담으려고
마늘 까야 하는데
다들 일이 있다고 나가버렸다.
힝~ 이 많은 마늘
나혼자 다 까라고~
황금 같은 휴일
마늘과 씨름하게 생겼다.
겨우내 몸에 좋다고
밥상에 마늘이 빠지면
안 되는 우리 집 남자들~
올봄엔 일찍 떨어져서
시장에서 사다 줬더니
맛 없다고 투덜대면서도
일주일에 오천원어치는 먹는다.
그러니 힘들어도
부지런히 까야지.
그런데 해마다 담그면서도
또 까먹었다.
물, 설탕, 식초, 간장을
일대일로 넣어서 끓이던가?
끓여서 바로 마늘에 붙던가
아님 식혀서 부었던가?
아리까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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