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소나기처럼 세차게 쏟아지던
비 그친 일요일 아침은 눈부셨다.
언제나 함께 하면 좋아서
저절로 웃음이 솟는 은희와 지영이
우리 삼부회 세 부부~
봄나들이도 놓치고
모처럼 함께 하는 두물머리 나들이 길이
잔뜩 기대에 들뜨게 했다.
20여년 전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에 가서 썼던 시가 등단 시가 되고
다시 가보는 그곳은
세월이 흘러간 만큼
흙냄새 물냄새 풋풋했던
옛맛은 사라졌지만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잘 정비되어 있었다.
물바람에 푸르러진 것들이
맘껏 자연이라는 이름을 걸고
포근히 안겨 있는 곳.
세미원의 연꽃은
아직 필 기미가 없이
잎만 커다랗게 하늘을 담고 있고
비가 오나 바람 부나
한결같이 강물과 짝사랑하고 있는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혼자서 400년 역사를 온몸으로 감아안았다.
그 앞에 액자에서 줄을 서 가며
갖가지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나무의 외로움쯤은
잊은 듯 했다.
양수에서 내려 세미원을 돌아
운길산역까지 짝을 이룬
우리 세 부부는 지루하거나 힘든 줄도 모르고
걷고 또 걸으며
유월 하루를 강물과 놀았다.
물바람에 온몸 적시며
땀 한 바가지와 웃음 한 바가지 퍼담으며
사는 것은 그랬다.
밥만 먹고 살 수 없다는 것.
소꿉시절부터 이어온
우리의 우정이~
그리고 어느새 한식구 같다는
우리 신랑의 표현이~
강물이 흘러흘러 끝날 길이 없듯
아마도 오래오래 이 나들이를
기억하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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