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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4일 - 고향 친구들과의 대보름 윷놀이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3. 2. 25. 01:45

3월 정기동창모임이 삼일절이라서

이번에도 재영이의 친구들을 위한 배려로

그의 사무실에서 대보름 윷놀이겸해서 스무남 명이 모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모두가 그 얼굴을 보면 반갑고 얼싸안게 된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코흘리개적 동창들을 만나겠다고

너도 나도 달려나온 친구들.

회장인 은희가 아침에 무려 네 솥이나 해가면서 싸온 찰밥에

진짜 아홉가지 나물, 재영이 좋아한다고 홍어 삭힌 것까지

그리고 언니한테 부탁해서 만들어온 오리지날 안동식혜와

지영이의 묵사발, 식당에서 주문한 닭볶음탕에,

수산시장에서 떠온 광어회까지

먹을 것이 지천이어서 아침 거르고 나온 친구들은 웃음꽃을 피우며

참 많이도 먹고 먹었다.

친구가 친구들을 위한 수고스러움으로

우리는 행복하게 먹었지만

 이것을 준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심초사가 있었을지

연신 고맙다를 반복하며 배들이 남산만해지면서

드디어 에이, 비팀으로 나눠져 윷놀이를 한다.

죽여라! 살려라, 업어라~ 볶아라, 빠트려라 등등의

윷놀이판에서만 나올 수 있는 살인을 수없이 해가며

다리에 쥐가 나도록 발을 동동 굴린 끝에

6대 4로 에이팀이 졌다. 벌칙 만원~ 노래방비다.

이제는 정말 언제 무슨 일이 반백의 우리에게 닥칠지 모르는 나이,

모두가 오늘 만나고 내일 못 만나게 되는 일은 없게

건강 관리 잘하고

이 모습 이대로 오래오래 간직하고 함께하길

떠오르는 대보름달에게 빌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