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향
나는 너에게
목화꽃처럼 피어나는
뭉개구름이면 좋겠다
순백의 향기로
가슴 가득 떠다니는 솜털 같은 기다림과
잊지 않을 사랑 하나
혼자 못할 이별의 아픔이면 좋겠다
먼지나는 길 위에
나뭇잎만 벗이 되는 쓸쓸한 하늘
눈 속에 멈춰지는 시인의 넋처럼
이니스프리의 호도위로 떠도는 빛
비애로 젖은 물 위에
가슴을 씻어 내리며
나는 또 운다
누군가의 몫으로 거기 남은
목마른 사랑의 빚
슬픔의 껍데기를 계절의 옷처럼 갈아입고
한맺힌 노래를 그리움처럼 부르다가
나는 또 끝내
목메이게 아파할지 모른다
마음 속을 물들이는
가을 숲의 영혼
하늘 밑을 수놓는 낙엽의 수만큼
사랑할 수 있을까
빛고운 이 가을
나는 너에게
언제라도 잊지 않을
긴 그리움이면 좋겠다
'처음처럼 마음으로 오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이 오면 / 김용하 (0) | 2011.11.13 |
---|---|
따뜻한 그리움 / 김재진 (0) | 2011.11.13 |
가을 / 김용택 (0) | 2011.11.13 |
[스크랩] 越(월)담 (0) | 2011.11.13 |
청량문화재 시화전 (0) | 2011.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