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담는 마음-스크랩

원이 엄마 / 안동희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1. 10. 3. 21:48

 

 

 

1998년 4월 정상동 택지개발 사업지구에서

고성이씨 이응태의 묘를 이장 하는 과정에 한통의 편지와 함께

 종이에 뭉쳐진 머리카락 다발같은 것이 발견 되었는데

그것은 삼줄기와 머리카락을 섞어 삼은 신발이었다.

신발을 쌌던 힌 종이에는 대부분의 글씨는 지워지고

 <이신 신어보지도~>라는 글귀만 남았다.

병이든 남편이 빨리나 회복되기를 기도하며

머리카락 한올 한올 섞어가며 미투리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남편은 그 신발을 신어보지도 못하고

끝내 세상을 떠났고 배속에 아기를 가진 부인은

 그 신발과 함께 한통의 편지를 관속에 넣어 주었다.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년(1586년.선조 19년)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집에서


당신 언제나 나에게 말하기를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자식들 누구에게 의지하여 어찌 살라고
다 던지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 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하며 당신에게 말했지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가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속 마음을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내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해놓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겁니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끝이 없지만 이만 적습니다

 

 

 

<원이 엄마 아가페 상>

 

 

 

 

-가수 안동희-

 

  

원이 엄마 
 
- 안동희 -

 

 



이승에 혼자 남아 살 수가 없습니다 
꿈에라도 찾아와서 말을 해주오 
태어나는 어린 자식 누구를 보고
아버지라 부르면서 살아야 하는가요
서러워 당신 곁에 가고 싶어요
 


당신이 내게 한말 그말을 생각 하오
검은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 죽자던 
그렇게도 자상하던 당신이기에
머리카락 함께 엮어 미투리 만들어서 
떠나는 그 품 속에 바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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