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쌉싸름한 봄을 먹다1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7. 5. 6. 22:25

 

 

 

 

 

 

 

 

 

 

 

 

 

 

 

 

 

 

 

 

오래도록 살아온

소사동 옛날집 허물고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한 동생네 집.

결혼하기 전부터 살던

친정집 이어받아

서른 해가 넘도록 살아온 올케~

집들이 하면서

만감이 교차했겠다.

예쁘게 잘 지은 집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며

얼마나 기쁘고

하루하루가 벅차랴.

 

늘 맛난 거 먹을 때마다

마음에 걸렸는데

대전에서 엄마도 볼겸 둘째동생까지 와서

우리 오남매 참 오랜만에 만났다.

포천에서 제부가 따온 개두릅, 오가피, 엄나무싹으로

커다란 토종닭 두 마리 푹 고아서

샤브샤브 해먹으며

쌉싸름한 봄을

통째로 먹는 기분으로

일 년 동안 써야 할 힘의 보충을 든든하게 했다.

 

돌아보니 힘들고 어렵게

살아온 날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넘어온 뒤에는

모두 환한 봄날 햇살 같은

희망이 보여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장손의 집은 곧 내 집

흐뭇한 마음에 재미있게

알콩달콩 살라고

누나로서 사랑이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