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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6. 1. 11. 21:57
순 간
권 옥 희
모든 것은 찰나였다
길 것 같은 삶도 눈 감으면 순간이었다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것도
너와 마주 보고 웃다가
순간 먹구름 몰려와 하늘이 깨어지듯
헤어짐도 순간이었다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고통도
지나가야만 파란 하늘이 보였다
순간에 목을 매고 설운 눈물 흘리면서
마음에 몹쓸 앙금 켜켜이 쌓아보았다
딴청 피우듯 내 몫 아니라고
먼 곳을 보며 허방도 딛어보았다
그렇게 순간 앞에서는
어떤 것도 벗어날 수 없는
비켜날 길도 없는
온전히 받아들여 안고 가야 할
내 숨통이었다
그렇게 우주가 되어 나를 떠나가는
길 것 같은 내 사랑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