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횡성 병지방 숨은계곡 펜션은 좋았다 / 2015년 8월 12일 가족휴가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5. 8. 13. 10:53

 

 

 

 

아, 전국적으로 비 온다고 했는데

비는 커녕 햇볕만 쨍쨍하다.

아침 아홉시에 출발해서

횡성 병지방 숨은계곡 펜션으로

2박 3일 힐링하러 떠나는 길

비 올까봐 걱정했는데

기분 짱이다~^^

 

대전에서 온다고 하던

영일이도 안 오고

평일이라 영민이도 못 오고

아이들은 더 말 할 것도 없고

영대, 영미네 부부와

우리 세 팀만 단촐하게 즐길

깊은 산속 맑은 물을

상상으로만 떠올리며

1시쯤 도착하니 와우~

청정 1급수!

 

먼저 도착한 제부가 끓인

토종닭볶음탕이 얼마나 맛있던지

에어컨 시원하게 나오는 펜션방에서

허겁지겁 점심 먹고

바로 물놀이~

물안경 끼고 물속을 보니

꺽지며 쉬리며 종자개까지

온갖 물고기가

손 잡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유유히 헤엄친다.

차겁지도 않고

알맞은 수온의 물속에서 동동동~

말복날 신선놀음이 따로없다.

 

산 속이라 한줄기 소나기 쏟아지면서

고스톱이 떠나면 안 되지

팔아~ 죽어~ 하며 화투도 치고

젖은 몸으로 으스스 한기가 들 무렵

물가에서 끓여먹는 라면맛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도끼자루 썪는 줄 모르다 보니

어느덧 해는 지고

카톡은 되는데

전화도 터지지 않는 곳에서

연기 피워가며

숯불에 구워먹는 삼겹살은

그 맛이 죽여줬다.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머리도 안 아프고

아침에 일어나서

이슬 내린 산책길에 보는

모든 것이 싱싱하고 새롭다.

토마토에 씀바귀에 깻잎에 아삭이고추까지

먹을 만큼 따 먹어도 된단다.

마당을 지키고 있는 강아지

엄마 아리와

딸 또리~

엄마 마음 놓고 편안한 휴가 보내라고

 효도하고 사흘 전에 세상 떠난

우리 양순이 생각나네.

역시 눈부신 햇살 받으며

마당에서 제부가 끓인

아침 김치찌개를 간 보는데

얼마나 칼칼하고 시원한지

냉장고 소주 두 병 들고 나와서

그 자리에서 해장으로 비웠다.

 

이제 막 아침밥 맛있게 먹고

내 머리통 두 배나 될 법한

수박 쪼개 쥔장에게 반 통 주고

입가심으로 잘라먹는데

달달하고 아삭한 게 죽인다.

오늘 물놀이는 물고기잡이~

어제 바위 쑤셔서 잡은 물고기는

도로 물에 놓아줬으니

이따가는 많이 잡히겠지~

아프리카 시커언스 안 되려면

선크림 잔뜩 바르고 나가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