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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네요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5. 3. 22. 15:52
비가 오네요
권 옥 희
비가 오면 비가 좋아서
강가로 달려가는 이가 있었지요
다리 밑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막걸리잔을 기울이면
비가 나를 적시는 게 아니라
내가 비가 되어 섞인다 했지요
비가 감추는 눈물
비가 불러오는 그리움을
한잔 술에 말아놓고
꺼이꺼이 목놓아 울어보았다고 했죠
맺지 못해 쓰린 첫사랑의 상처가
더 아팠다고 했죠
밤새도록 야문 빗줄기를
젖어서 아픈 가슴으로 끊어냈다 했죠
비가 오네요
그대 눈물이 될 꽃비네요
어딘지 모르게
봄을 안고 달려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