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언제까지일까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4. 3. 23. 01:27

 

 

 

 

아버지를 뵈러 고향 안동까지 다섯 시간을 달려왔다.

땅에서 하늘에서 알 수 없는 기운들이 스멀스멀 솟아나

움츠렸던 세상이 다시 활기를 되찾은 듯

따스한 햇살에 묻어오는 바람이

내 마음의 슬픔까지 걷어낸다.

혹시나 날 못 알아보면 어쩌나~

왜 날 여기 데려다 놨냐고 원망하면 어쩌나~

마음 졸이며 찾은 요양병원 아버지 병실.

봄햇살 같은 미소로 아버진

소년의 마음이 되어 나를 반겼다.

치매라는 무서운 놈에게 정신줄을 빼앗기고

짧게 짧게 이어지는 기억 사이로

내 나이는 몰라도 이름과 맏이라는 건 알아주셨다.

이 모습이 언제까지일지

돌아서는 마음이

어린아이 혼자 놓고 가는 것마냥 짠하면서도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