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봄비 때문에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3. 4. 2. 19:24

 

봄비는 날씬하기도 하지.

보슬보슬 네 모습 적실까 말까

막 돋아난 새싹들 세수시키듯

물방울 몇 개 맺히게 해놓고

하늘만 잔뜩 내려앉혔네

막걸리에 파전이 간절히 그리워지는 건 왜일까?

뭔가 차지 않은 그리움 때문일 터

감기약 먹겠다고 핑계삼아 장어탕 한 그릇 시켜놓고

마악 몸보신을 했다.

뜨끈한 게 몸 속으로 들어가니까

그것도 그리움이라고

아, 살맛난다 소리 절로 난다.

사는 게 뭐 별거 있나!

이렇게 작은 것에도 감동하면서 사는 게지.

오늘은 봄비 속에 떠난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봄비를 핑계삼아

뜨끈한 국물로 야들야들하게

외로운 몸을 녹여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