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는
하늘말나리와 도라지꽃이 피는 칠월!
장마 중에도
어릴 때, 우리 것도 아닌 뒷집 살구나무 밑으로
누가 먼저 올 새라 새벽같이 달려나가
잘 익은 살구가 툭 떨어져 있기를 기대하던
그런 설레임도 있습니다.
땡볕과 끈적한 습도에 몸이 흐물흐물해지는 것 같아도
차거운 물 한 번 끼얹으면 금방 속까지 시원해지는 그 달콤함 때문에
나는 여름을 좋아합니다.
엄마 아빠 아기 말나리꽃
아기가 나 좀 보라고 보채는 데도
엄마 아빠는 뭐가 그리 좋은지
둘이만 정답습니다.
어느새 무궁화꽃이 피었네요.
보고만 있어도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절로 솟습니다.
봄에 연분홍꽃을 피워
나의 살던 고향을 그립게하던
아파트단지 살구나무에도 살구가 열렸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안 떨어지네요.
텃밭에 할머니가 가꾸는 상추,
남이 애써 가꾼 상추 따가지 말라고 경고 팻말이 세워졌는데요.
에구~ 세찬 비 한 번만 쏟아지면 저 상추 다 녹을 텐데
그냥 나눠 먹으면 얼마나 좋아요.
그래서 할 일 없고 한가한
길고양이가 어슬렁거리며
누가 오나 망을 봅니다
경비아저씨가 화분에 키우고 있는
방울토마토가 앙증맞네요.
따먹고 싶어서 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좋은 햇볕이 주는 은혜는
무엇이든 이렇게 결실을 맺게 합니다.
아파트 화단에 도라지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꽃은 정말이지
사람의 발길을 묶는데는 도사입니다.
부평역사박물관 앞 옛날 초가집입니다.
도깨비처럼 못난이도 집 지키는 일에 한몫합니다.
기와집도 아닌데 문신석도 세워져 있네요.
제주도에 계셔야 할 돌하루방도 오시구요~
굳게 잠긴 대문~
옛날 우리 고향집 중문 같아서
한참이나 그리움을 쫓아 대문 사이를 기웃댔습니다.
이 담장 넘어로 주고 받던 온정~
그 시절, 그 곳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듯
하늘은 온통 먹구름인데
높이 솟은 솟대는 어떤 기원으로
자연 앞에 연약한 우리를 지켜줄까요~
내 동생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편집해서 문자로 보내왔습니다 .
그럼 뭐해요.
시대에 뒤떨어지지만 요금이 싼 내 휴대폰은 아직도 폴더인 걸요.
7월도 중순~ 곧 휴가철입니다.
휴가계획이 세 개나 잡혀서
집안에 묵은 때 청소하려던 계획이 다 물거품입니다.
아무래도 또 일 년을 먼지와 함께 뒹굴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