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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외출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1. 12. 4. 22:02
겨울 외출
권 옥 희
이미 흙이 되었나
죽은 잎들의 막은 내리고
체감도 곤두박이 친 마음의 한쪽과
엉켜붙은 첫눈
더운 뺨이 그립구나
넘치게 끓는 뚝배기 안
바람처럼 불려들어와 몸이 녹아도
건져낼 것 없는 사랑과는 이별이라고
빈 그릇을 휘젓는 이 씁쓸함
부드러웠던 햇살에 묻혀
미처 준비하지 못한 방호벽
매섭게 다가오는 바람에
더 무뎌져야 한다고
얼어붙은 바닥은 높게 일어서고
막 삼킨 매운탕이 되올리는 공기와
추위 타는 몸을 끌고
햇빛 드는 곳으로만 나는 숨는다
너와 엮은 그리움 너머
여전한 사랑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