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길안으로 물길따라 가다 - 시원한 물놀이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1. 8. 15. 22:09

길안으로 물길따라 가다

물의 유혹을 이길 수 없어 차를 세웠습니다.

물속에서 첨벙첨벙~

물수제비 뜨는 솜씨들이 장난이 아니어서

이쪽에서 물 건너 저쪽까지 통통통 건너갑니다.

우리 박서방은 누가 뭐라기도 전에

머슴을 자청합니다.

불을 피우고 어제 먹지 않은 삼겹살을 굽습니다.

그러는 사이 피라미를 낚기도 하구요.

다슬기는 엄마는 어디로 가고 새끼들만 가맣게 바위에 붙어 있습니다.

물 싸움도 재밌고 삼겹살도 맛있고

몇 마리 낚은 피라미를 구워먹는 맛도 쏠쏠했습니다.

 

올케, 다슬기 많이 주웠어?

아뇨~새끼밖에 없어요.

 

자기야, 나 물수제비 뜨는 거 좀 봐~

저기까지 날려보낼 테니까~

 

에게게~그게 뭐야.

첫 번째는 실패했지만

곧이어 목표 달성했습니다.

 

역시 어딜가나 우리의 보디가드는 다릅니다.

햇볕 가릴 천막도 치고요.

 

자~보시라 나의 물수제비 실력을~

 

아이구~ 어릴 때 많이 해본 솜씨인지

저기 다리 밑에까지 가겠네요.

 

숯불에서는 먹음직스런 삼겹살이 올려지고요.

 

그렇게 예쁘게만 있지 말고

물에 왔으면 풍덩 빠져서 놀아야지~

아이, 차거워~

야, 차겁긴 뭐가 차거워.

시원하고 좋기만 하구만.

 

아이, 그만해.

저 물 공격 나한테 올까봐 피하려는데

몸이 말을 안 듣습니다.

 

그래서 결국 한 판 붙었습니다.

동심으로 돌아간 이 짧은 순간의 즐거움은

이때 아니면 느끼지 못합니다.

  

에구~ 물 먹었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네.

 

그러게 아가씨, 진작에 물속에 들어가지~

 

                                                            앗, 피라미를 낚았네요.


내가 긴 팔 셔츠 입은 것만 생각하고

동생에게 썬크림을 발라주지 않아

 한나절 땡볕에 살이 빨갛게 익었습니다.

우리 막둥이 물놀이 중의 한모금 담배연기 맛이 끝내주나 봅니다.

그저 좋은 공기 오염시키지 말고 (이미 삼겹살 냄새로 오염이 되었지만)

끊으면 몸에도 좋을 것을

콜록콜록 기침 나는 그게 뭐 그리 좋다고 쯧쯧~

 

여자가 셋이나 있으면서 참 너무했습니다.

 

잘 구워서 우리 식구들 맛나게 먹게 해야지.

그저 어떻게 하면 식구들 잘 먹일까

그 생각 뿐이네요.

 

노릇노릇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삼겹살이 익어가네요.

우리 박서방 아니었으면 누려보지 못했을 호사입니다.

 

이제 먹기 좋게 잘라볼까

 

우리 샥시가 잡은 피라미

 내가 안 뽑아주면 누가 뽑아줘.

 

또 잡았다!

피라미 심봤다!

 

형수~ 인증샷 찍고 여기 담아요.

 

내가 벌써 몇 마리 잡은 줄 알아요?

 

나도 한번 낚싯대 들여놓고

피라미를 잡아볼까?

그런데 영민이 너, 포즈가 어째 이상하다.

설마 쉬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형수는 잘 잡히는데 나는 왜 안 잡혀~

그야 총각이니까 그렇지.

잡히면 잡아 먹힐까봐~

 

맛있는 삼겹살이 익어가요.

빨리들 오슈~

 

삼겹살구이 삼매경에 빠지면 이 모습인가?

 

그 정성 덕분에 우리는 젓가락만 들고 달려들어

정신없이 먹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또 피라미 사냥에 나섰습니다.

낚싯대 던지는 대로 눈 먼 피라미들이 잡혀나오네요.

 

배도 안 따고 피라미 즉석구이

소주가 잔에 따라지기 바쁘게 슬슬 넘어갑니다.

 

그려 그려~

승리의 브이 안 해도 자네 실력 알겄어~

 

모두들 물에 들어가서

소주로 달군 몸을 식힙니다.

 

물속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의 맛도 죽여주지요.

 

이제는 박마담이네요.

흐흐흐 난 역시 못하는 게 없다니까.

커피도 이렇게 맛나게 잘 타잖여~

 

그리고 자화자찬.

 자기야, 내가 최고지?

 

나도 자기한테 최고 아닌감.

어디서 이런 이쁜 색시를 얻어~

 

둘이서 한폼 잡고~

나이 조금 더 들면 캠핑카 한 대 장만해서

날마다 이렇게 살고 싶은 게 우리 동생 소원입니다.

 

아이구, 어느새 이렇게 많이 잡았네요.

 

가끔은 이동도 해 가면서~

오늘 길안천의 피라미들

 씨를 말릴 작정인가?

 

이제 슬슬 철수하고 올라갈 준비~

 

그래서 길안천에서 놀았다는 확실한 인증샷~

 

요것 마저 안주해서 소주 한잔 더하고...

 

코알라아가씨, 얼른 일어나~

집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