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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빅 - 주문진항 나들이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11. 5. 10. 02:41

 

친구야 2

– 주문진항에서

 

 

                                                      권 옥 희

 

 

친구가 말했지

인생 뭐 별 거 있냐고

그래, 그렇지 친구야

눈물 많은 딸로, 현명한 아내로

정 많은 엄마로, 효성 깊은 며느리로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살아오는 동안

숱하게 찾아왔던 5월 푸름이

오늘은 남다르구나

 

그래, 그래서 온 몸으로 젖어든 푸름을

등에 업은 오늘은 행복한 봄나들이

한잔 술이 몸 구석구석 돌고 돌아

너와 나의 사랑을 묻은

항구의 비릿한 분위기에 취하고

팔뚝만한 돔이 바다를 버린 채

속살까지 다 드러낸

주문진항 그 바다의 눅눅한 삶 속으로 들어가면

굴곡 많은 인생의 수레 덜커덩 덜커덩 굴리며

어느새 삶의 절반을 넘어온

너와 나의 얼굴에 바알간 웃음꽃이 피는구나

끈끈이주걱 같은 정이 피는구나

  

눈물 나게 마음 적시는 사랑으로 친구야

오늘은 어제도 내일도 잊자, 잊어버리자

그래서 더 행복한 추억

두고두고 우리 가슴에 묻어

마음 아플 때 살며시 꺼내 미소 짓는

보배로 남겨두자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