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
겨울잠
권규림시인(옥희) 저 개명했어요
2009. 11. 22. 14:14
겨울잠
권 옥 희
내 모습이 보인다
개구리 뱀 따위 무지렁이들이
제 체열로 잠든 거기
언제 돋아난 지 모르게 곪아버린 뾰루지,
이·명·래 고약도 말 듣지 않는 상처를 싸매고
나는 참을성 있는 기다림을
겨울잠 속에 붙들어 맸다
백 날을 여자이고 싶었던 웅녀의 치맛자락이 보였다
문고릴 틀어잡고 새롭개 몸 바꾸던
그 긴 숨죽임
깨어나라, 깨어나라
사방에서 바람은 숨통 트지만
역한 내음의 농투성이 허물을 벗겨 내고
살아 있는 기척이라도 해 줄
꿈의 냄새에 취해
깊고 어둔 잠 속에
내가 웅크리고 있다.